김미균 시지온 대표 "선플 하나가 목숨을 지킨다"

“누군가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나는 말 한 마디가 목숨을 지킨다라고 말하고 싶다.”

악성댓글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을 하고, 불필요한 편 가르기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다정한 친구고 이웃인데, 온라인에서는 차가운 악플러가 돼 상대방을 찌르는 일이 빈번하다.

이에 소셜로그인 기반 댓글 플랫폼 ‘라이브리’를 운영 중인 시지온의 김미균 대표는 댓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댓글이 천 냥 빚을 갚는 것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하고 착한기업이 함께 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캠페인 진행을 맞아, '댓글'에 대한 김미균 대표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들어봤다.



먼저 김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댓글 문화 수준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상대방의 의견에 무조건적인 공격을 하거나, 논리가 부족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낮은 수준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포털 연예 뉴스처럼 댓글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은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미균 대표는 “사람들은 콘텐츠는 지그재그로 읽거나 제목만 보더라도 댓글은 꼼꼼하게 여러개 읽고 있다. 다양한 관점을 생각하게 해주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는 등 댓글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댓글의 순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 댓글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댓글을 적성하지 못하게 해서 순기능이 작동할 기회를 제거하기 보다는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은 접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들이야말로 댓글의 순기능을 분석하고 이것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최적의 존재들인데, 역할과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같다”며 “포털들이 댓글의 순기능은 강화하고 악성댓글과 같은 문제는 해결해 나가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악플 자료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그렇다면 악성댓글과 이를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는 악플러에 대한 해결책은 없을까. 이에 김 대표는 처벌을 생각하기에 앞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해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심리는 매우 다양한데,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그 악성댓글에서 사용된 언어폭력을 경험한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면서 “지속적으로 악성댓글을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치료를 받아야 되는 분들이다. 처벌을 생각하기 전에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해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댓글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SNS에서 지인들에게 댓글을 다는 것도 좋은 훈련 중 하나지만, 공개된 콘텐츠에서 나의 생각을 남기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균 대표는 “지금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개인들이 댓글을 작성하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며 “댓글의 대상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지니는 것이 나의 감정을 단순히 표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좋겠다. 악플의 정의는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우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게 될 자녀들, 후대를 위해 보다 발전된 온라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작은 실천과 관점의 변화를 통해 건강한 온라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우리들은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시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에서 보낸다. 후대는 더욱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진국에서 살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온라인은 원시시대 수준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지만 작은 실천과 작은 관점의 변화에서 건강한 온라인 문화가 시작된다는 점을 알고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미균 대표는 지디넷코리아가 시지온을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이츠, 바로고 등 배달업계와 함께 진행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캠페인에 대해서도 응원의 말을 남겼다.


백봉삼 기자